2009년 2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이 발효되었습니다. 자본시장법은 증권사ㆍ자산운용사ㆍ선물회사의 경계를 허물고 1개 법인이 이들 3개 업종을 모두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 글로벌 투자은행의 탄생을 유도하자는 취지 및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자본시장법은 투자자보호를 강화하기 위하여 보험ㆍ은행ㆍ증권사 등에서 펀드 등의 금융상품을 팔 때 절차와 요건을 까다롭게 하여 고객의 손실 위험을 최대한 줄이도록 했습니다. 고객은 금융투자상품에 가입할 때 자신의 투자 성향에 대한 설문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상품에 가입하기 어려워졌고, 작성해야 하는 서류도 부쩍 늘었습니다. 또 금융회사 직원들은 추천하고 싶은 상품이 있어도 고객의 투자 성향과 맞지 않으면 가입을 권유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누구나 예외 없이 가입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자본시장법의 발효로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 중 하나는 기존 가입자나 신규 가입자나 예외 없이 누구나 일정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기본 절차는 ‘고객 정보파악→고객의 투자성향 파악→금융투자 상품의 투자 위험도 분류→고객에게 적합한 금융투자상품 권유→파생상품 등에 대한 투자자 보호 강화’의 5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투자자의 입장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가 ‘고객 정보 파악’과 ‘고객에게 적합한 금융투자상품 권유’입니다. ‘고객 정보 파악’을 위해 이용되는 것이 투자성향 진단입니다. 투자성향 진단은 총 9개의 질문으로 구성된 설문지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여기서는 연령, 투자기간, 투자경험 등을 묻습니다. 이 절차는 기존 가입자나 신규 가입자나 모두 밟아야 하는 과정입니다. 또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후 해외 펀드에 추가 투자할 때도 마찬가지로 투자성향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선 꽤 귀찮은(?) 절차라고 할 수 있지만 이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입니다. 실제 창구에 나가서 설문서를 작성하는데 일정 시간이 소요되므로 인터넷을 통해 사전에 성향 조사를 받거나 시간이 날 때 창구에 나가서 미리 받아 두는 게 시간 낭비를 줄이는 길입니다. 설문 결과에 따라 투자자의 성향은 ‘안정형’,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공격투자형’ 으로 나뉘게 됩니다.
각각의 성향에 맞게 금융상품들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만일 자신의 성향과 다른 상품에 가입하고 싶으면, ‘투자자 확인서’에 사인을 하는 별도의 절차를 또 한 번 거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성향이 ‘안정형’으로 나왔는데,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고 싶다면,‘투자자확인서’를 작성해야 투자가 가능합니다 . 자신이 사전에 가입 상품을 결정해 놓은 상태라 굳이 성향 조사를 위한 설문지 작성을 피하고 싶은 경우에도 ‘투자자 확인서’를 먼저 작성하면, 빠른 시간 내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묻지마 투자’는 더 이상 불가능해집니다

사전에 투자 성향 분석을 하지 않으면, 설사 자신이 원하는 상품이 있다 하더라도 투자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투자 결과를 본인이 책임진다는 ‘투자자 확인서’ 부터 작성하면 투자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젠 제도적으로 ‘묻지마 투자’가 불가능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평소 자신의 투자 목표에 맞게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합니다.

 
가입 상품의 투자 등급을 확인해야 합니다
금융회사들은 이제 자신들이 팔고 싶은 상품이 있다고 하더라도 과거처럼 팔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투자자의 성향을 진단한 후에야 비로소 상품을 권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투자자 성향에 맞게 투자 상품 또한 등급별로 정해져 있다는 점입니다. 투자성향 진단은 판매 회사를 통해 이뤄지지만, 투자 등급을 결정하는 곳은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혹은 펀드운용사들입니다. 다시 말해 펀드에 가입할 때는 투자 성향 진단을 받고 이 결과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이 정해 놓은 투자 등급에 맞는 상품에만 가입할 수 있는 것입니다. 투자 등급은 투자 성향에 맞춰 모두 5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만일 자신의 성향보다 높은 투자 등급의 상품을 원한다면 별도의 확인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여기서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투자 성향 진단에서 위험 최상위 등급인 ‘공격투자형’ 등급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투자 성향 설문 조사를 해보면, 대부분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수 없는 ‘안정형’이나 ‘안정추구형’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실제 투자 때와 달리 의사 결정에서는 위험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위험을 회피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설문을 통한 투자성향 진단의 한계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이런 한계를 잘 인식하고, 자신의 투자 목표에 맞게 상품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판매 회사와 상품 종류가 많아져 FC의 선택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자본시장법의 중요한 내용 중 하나는 금융상품과 판매 회사의 다양화입니다. 이는 금융회사 간의 경쟁을 유도해, 그 결과 금융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자본시장법은 투자자 보호와 자유로운 금융상품 개발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대상을 근거로 상품개발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탄소배출권을 바탕으로 상품을 만들 수도 있고, 날씨 파생 상품도 판매가 가능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선 다양한 투자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그에 걸맞은 금융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부담도 지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회사의 숫자도 늘어날 전망이어서 자칫 투자자들은 판매자와 금융상품의 홍수에 휩쓸릴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평소 금융 지식을 쌓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지식을 독학을 통해 스스로 갖추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현실적으로 개인 투자자가 활용할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은 좋은 금융상품 판매자, 즉 좋은 FC를 고르는 눈을 기르는 것입니다. FC를 선택할 때, 자신의 경제적 형편과 목표에 맞게 재무 설계와 자산 배분을 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금융상품의 장단점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